화학적 임신, 화학적 유산, 화유

화학적 유산을 경험하며 '화학적'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했지만 당시에는 찾아볼 여력이 없었습니다. 화학적 임신과 화학적 유산은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화학적 유산이란?

배아가 엄마의 자궁벽에 달라붙는 과정에서 영양막이라는 것은 작은 돌기 같은 것들을 만들어 자궁벽을 콱 찍어 단백질 분해효소를 생성해 자궁벽을 파고든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배아가 미끄러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 작은 세포(?)에도 돌기가 나오고 그것이 매달려 있게 한다니 참 신기한 일입니다.

이렇게 배아가 완전히 자궁벽에 착상하기까지 약 1주일 정도 걸리며 이래야 우리가 말하는 '임신'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화학적 유산 즉, 화유는 이렇게 착상이 되지 못하고 생리혈로 나오는 것입니다. 이렇듯 임신의 성공(?)은 수정란이 형성됐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수정란이 자궁벽에 무사히 착상해야 합니다.

학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전체 수정란의 30~45%가 착상에 성공하지 못해 수정은 되었으되 임신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합니다.

 

화학적 임신이란?

사실 테스트기나 다른 검사를 하지 않으면 생리가 늦어지겠거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 주기가 일정한 편인 사람은 1-2주 생리가 늦어질 때 단순히 생리가 늦어지는 것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어쨌든, 이전에 임신 진단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때에는 결국 생리가 나오니 임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여성의 혈액과 소변을 통해 임신과 관련된 호르몬인 hCG(human Chorionic Gonadotrophin)의 양을 체크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몸에서 임신의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화학적 임신은 '임신진단시약에서는 화학적 반응이 관찰되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임신이 성공한 것은 아니기에 이를 임신의 횟수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화학적 임신, 화유 원인

화학적 임신이 왜 일어나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초기 배아의 착상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염색체 이상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배아가 초기에 빠르게 분열하는 과정에서 염색체가 골고루 나뉘지 않고 한쪽으로 쏠린다거나 하는 경우, 발생 과정에 문제가 생기고 착상에 꼭 필요한 호르몬인 hCG 생산이 부족해져 착상에 실패한다는 것입니다.

hCG는 자궁벽을 두텁게 하고 혈관을 발달시키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도록 하고, 모체의 면역 세포가 배아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하여 배아가 무사히 자궁에 자리 잡도록 돕는다고 합니다.

즉 배아가 무사히 자궁 내로 내려와 투명대도 잘 벗어버리고, 염색체 이상을 일으키지 않고 분열하여, hCG와 프로게스테론 수치도 충분하고, 엄마의 면역세포가 거부반응도 일으키지 않고, 자궁벽도 폭신하고 두텁게 부풀어올라 파고들기 적당해야 임신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쉽게 느껴지는 임신일지라도 임신은 정말 복잡하고 신비로운 일이고, 이 많은 확률을 뚫고 태어난 생명은 존귀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다니는 병원 선생님께서는 착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활성엽산을 먹어보라고도 하셨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